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2일 오후 2시, 경기도청 앞에서 생존권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내년도 장애인 자립생활 예산 확대를 요구했다. 장애인 활동가들이 장애인 생존권의 절박함을 표현하기 위해 목에 밧줄을 매고 있다. 사진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경기도 장애인들이 내년도 장애인 자립생활 예산 확대를 요구하며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면담을 촉구했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경기장차연)는 12일 오후 2시, 경기도청 앞에서 생존권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 완전히 통합되어 살 수 있도록 △장애인활동지원 24시간 보장 △65세 이상 중증장애인의 활동지원 보장 △경기도 장애인 광역이동 보장 △발달장애인 맞춤형 서비스 보장 △탈시설 장애인 자립생활 보장 등을 촉구했다.
현재 경기도 장애인복지과 예산은 경기도 전체 예산의 2.7%(7182억 1400만 원)에 불과하며, 이 중에서도 장애인 자립지원과 예산은 0.2%(499억 5200만 원)에 그친다.
지난 6일,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는 만 65세가 되어 활동지원서비스가 중단된 중증장애인에 대한 긴급구제 책임이 지자체에도 있다며, 관련 법률이 개정될 때까지 지자체의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그러나 경기도는 ‘법률 개정 없이는 구제할 수 없다’며 인권위의 긴급구제를 사실상 거부했다.
경기장차연은 이러한 경기도의 입장을 규탄하며 지난 4월 29일, ‘경기도 고령장애인 지원 조례안’(최종현 의원 발의)이 경기도의회 본회의에서 원안 그대로 가결되었으나 ”이를 뒷받침할 예산 수립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경기장차연은 만 65세가 되어 활동지원이 중단된 중증장애인 20명에게 최대 월 400시간씩 활동지원서비스 보장을 요구하며, 내년에 3억 8900만 원의 예산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19년 2월 기준으로 경기도 내 65세 이상 고령장애인은 23만 4672명으로 고양시가 전체의 7.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그다음으로 수원 7.3%, 용인과 성남 6.8%, 부천 6.4% 순이다.
또한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기도 한 ‘최중증 독거장애인 하루 24시간 보장’과 관련하여 경기도에도 정책과 예산이 확보되어야 한다면서 활동지원 24시간 추가 지원을 300명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2일 오후 2시, 경기도청 앞에서 생존권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내년도 장애인 자립생활 예산 확대를 요구했다. 장애인 활동가들이 장애인 생존권의 절박함을 표현하기 위해 목에 밧줄을 매고 있다. 사진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경기장차연은 거주인 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한 오산시 사회복지법인 성심동원과 최근 드러난 평택시 미신고시설 평강타운 거주인들에 대한 탈시설-자립생활 정책도 재차 촉구했다. 이들은 성심동원 거주인들의 탈시설을 위한 자립생활주택 25채에 대한 운영비(1억 3200만 원)와 미신고시설 평강타운 거주인들의 탈시설 자립생활주택 설치비(1억 100만 원)를 요구했다. 이와 더불어 2020년 1인당 1000만 원씩 11명 지원하던 자립생활정책금을 내년에 2000만 원으로 증액하고 인원도 30명으로 확대해 지원할 것을 촉구했다.
경기도는 지난 4년간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운영비도 자연증가분 외에 한 푼도 인상하지 않았다. 따라서 경기장차연은 올해 한 곳당 연 1억 5000만 원 지원하는 운영비를 내년에는 2억 원으로 인상하고, 기존 49개소 지원을 62개소로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나아가 경기장차연은 경기도 장애인들이 31개 시·군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경기도 특별교통수단 표준메뉴얼 수립’ 등도 요구했다. 이재명 도지사는 2022년까지 법정대수 558대의 200%에 해당하는 1116대의 특별교통수단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특별교통수단은 시·군별 운행지역·방법·요금 등이 모두 달라서 시·군을 넘나드는 광역이동 시에 장애인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따라서 경기장차연은 경기도가 중증장애인의 이동권 확보를 위해 시·군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특별교통수단 표준메뉴얼 등을 통해 통일된 지침을 마련할 것과 이에 따른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경기장차연은 경기도에 최중증장애인의 우선 참여를 보장하는 경기도형 공공일자리 마련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기장차연은 중증장애인의 권리보장과 인식개선을 위한 ‘장애인권익옹호 활동’, ‘문화예술 활동’, ‘장애인인식개선강사 활동’ 등을 해당 직무로 꼽으며,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하여 생활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요구했다.
경기도 복지국장과 면담하는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단들. 사진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결의대회 직후, 경기장차연 대표단은 경기도 복지국장과 면담했다. 이날 면담에서는 오산 성심동원 탈시설 문제가 주요하게 논의되었으나, 권달주 경기장차연 상임공동대표는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면담이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했다”며 갑갑함을 표했다.
권 상임공동대표는 “올해 경기도는 성심동원 탈시설 자립생활주택 25채 설치비로 5억 700만 원을 잡아두었는데, 오산에서만 4채 받기로하고 나머지 지자체는 설치 못하겠다고 하는 중이다. 그러면 나머지 금액은 불용처리 된다”면서 “경기도는 지자체랑 협력해야 하는데 현재 지자체에 떠넘기기만 하고 있다. 무책임하다”고 질타했다. 권 상임공동대표는 “성심동원 거주인 50명 중 43명이 탈시설 의지를 밝혔다”면서 “경기도는 8월 중에 거주인들이 자립생활주택으로 나올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상임공동대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다시 한번 면담 요청 공문을 보냈다. 답변이 미비할 경우 농성에 돌입하는 등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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