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 없이 활동지원 ‘시추가’ 시간 삭감한 김포시, 다시 보장 약속

by 김포야학 posted Apr 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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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없이 활동지원 ‘시추가’ 시간 삭감한 김포시, 다시 보장 약속
김포시, “활동지원 24시간 대상자 확대 때문에 예산 없어 삭감 불가피”
김포 장애인들 기자회견 열고 시장실 점거… ‘원상복구’ 및 시장 면담 약속
 
등록일 [ 2019년04월01일 17시40분 ]
 
 

1554107767_10469.jpg지난 3월 28일, 김포시가 장애인활동지원기관으로 보낸 공문. 김포센터 제공.
 

김포시가 일방적으로 활동지원 등급 3~4급 장애인들에 대한 시추가 시간을 절반으로 삭감했다. 24시간 활동지원 대상자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 이에 대해 김포시 장애인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김포시는 이러한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 3월 28일, 김포시청이 자립생활센터 및 복지관에 '장애인활동지원 시추가 변경'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 따르면, 김포시의 기존 시추가 활동지원 추가 시간은 등급에 무관하게 월 10시간이었다. 그러나 김포시는 4월부터 1~2급은 그대로 10시간을 제공하지만, 3~4등급은 5시간으로 하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시추가 활동지원 삭감 소식에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아래 김포센터)는 김포시 노인장애인과장 및 장애인복지팀장 등과 면담을 진행했다. 김포센터는 "활동지원 시간은 장애인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는데, 이를 장애인 단체들과 협의도 없이 삭감했다"며 항의했다. 그러나 김포시는 제한된 예산에서 활동지원 24시간 대상자를 늘리기 위해 불가피하다며, '행정 처리를 하는데 왜 단체와 협의를 해야 하느냐'고 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김포시의 답변에 김포센터는 1일 오후 1시 30분, 김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단체와 논의도 거치지 않고 예산 부족만을 이유로 활동지원 시간을 하향 조정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김포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김포센터는 "기존 활동지원 인정점수 조사표가 신체적 장애인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발달장애인은 3~4급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 때문에 중증발달장애인들이 활동지원 시간 부족을 호소하며 전국적으로 국민연금공단 각 지사와 면담하는 국면에서 김포시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관련 기사: “활동지원 시간 부족으로 더는 죽을 수 없다” 장애인들, 국민연금공단 밤샘 점거 돌입)

 

김포센터는 "활동지원 3~4급에 해당하는 장애인들은 하루 평균 5~8시간의 활동지원 시간으로 생활한다. 이들에게 5시간은 '하루의 삶'"이라며 김포시에 서비스 삭감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황기만 씨는 김포센터가 운영하는 김포장애인야학에 다니고 있다. 황 씨는 발달장애인으로, 활동지원 3급을 받았다. 그가 사용하는 하루 활동지원 시간은 6시간. 황 씨는 기자회견에서 "나는 5시간을 뺏길 수 없다"고 호소했다.

 

"나는 자립해서 (임대)아파트에서 살아요. 하고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너무 많아요. 활동지원 선생님이랑 같이 하는데 시간이 없어요. 지금 김포장애인야학에서 점심먹고 수업들으며 살아요. 이번달부터 김포시 추가 5시간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갑자기 제 하루를 뺏어간다고 합니다. 너무 황당해요. 저는 5시간 뺏길 수 없어요. 김포시는 5시간 돌려주세요."

 

권달주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경기장차연) 상임대표는 "5년 전, 송국현이 왜 죽었나. 활동지원 시간이 없어서 죽었다. 공무원들은 그냥 예산 덧셈 뺄셈으로 멋대로 시간을 줄이는데, 그게 바로 장애인들에겐 생존이라는 것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권 대표는 "(활동지원 시간을) 더 늘리지는 못할망정, 같은 장애인 주머니를 털어서 다른 장애인에게 나눠준다는 구상이 정말 어이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권 대표는 "김포시가 장애인의 생존권을 보장할 때까지, 계속해서 지켜보고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김포시가 활동지원 하루 24시간 보장 대상자를 확대한다는 이유로 시추가 삭감을 단행했으나, 실질적으로 24시간이 보장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조은별 김포센터 사무국장은 "지난해까지 김포시 시추가는 수기로 작성해 제출하는 형태로 휴일•야간 수당을 적용해 왔으나, 경기도가 일괄적으로 모든 시군구 추가 시간을 바우처로 편입했다"라며 "바우처는 시간 단위로 결제되다 보니, 실제로 필요한 시간보다 한 달에 44.5시간 부족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김포센터 등은 김포시 지원 시간을 더 늘리는 등 대책을 마련해 실질적으로 하루 24시간 활동지원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1554107814_67257.png김포시 거주 최중증장애인이 24시간 활동지원을 실질적으로 받기 위해 필요한 시간과 부족한 시간을 비교한 표. 김포센터 제공.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김포센터와 경기장차연 회원들은 정하영 김포시장과 짧은 면담을 가졌다. 정 시장은 이번 서비스 삭감에 대해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시장은 담당 과에서 다시 한번 검토할 것을 주문하고 '김포시민의 날' 행사 참여를 위해 자리를 떴다. 김포센터 등은 정 시장과의 정책 논의 면담을 다시 요구하며 기자회견 이후 김포시장실을 점거했다.

 

약 두 시간여의 점거 끝에, 김포센터 등은 김포시 복지국장과 노인장애인과장 등과 면담했다. 면담에서 김포센터 등은 △김포시민과 논의 없이 시추가 시간을 삭감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할 것 △장애인 활동지원 3~4급 시추가 '5시간 삭감' 철회 △실질적 24시간 보장 △자립생활•탈시설•이동권 등 기타 장애인정책 논의를 위한 정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김포시는 이러한 요구를 모두 수용했다. 정 시장과의 면담은 2주 내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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