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6일, 선린복지재단 대책위가 대구시청 앞에서 선린복지재단의 장애인 인권침해와 보조금 횡령 등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며 ‘복지재단 비리 끝장내자! 권영진 대구시장은 결단하라’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선린복지재단 대책위
상습적인 장애인 폭행을 확인하고도 피의자 전원을 불구속 입건한 대구강북경찰서에 대해 선린복지재단 인권유린 및 비리 척결과 복지 공공성 강화 공동대책위(아래 선린복지재단 대책위)가 “솜방망이 처벌로는 안 된다”며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구강북경찰서(아래 강북서)는 지난 25일, “선린복지재단 산하 장애인주간보호센터 사회복지사 A 씨와 전·현직 재단 이사장, 사회복지사, 센터장, 사회복무요원 등 모두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장애인주간보호센터 사회복지사 A 씨는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흥분하며 돌발 행동을 한다”는 이유로 발달장애인 B 씨를 포함한 장애인 4명을 상대로 15회에 걸쳐 폭행과 협박을 일삼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A 씨뿐 아니라 주간보호센터장과 사회복지사 2명, 사회복무요원 등 직원 4명도 같은 기간에 장애인들의 뺨을 때리거나 막대기로 얼굴, 몸, 등을 수차례 폭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장애인주간보호센터 종사자에게 폭행을 당한 장애인 피해자는 모두 8명이다.
복지재단의 전·현직 이사장 2명도 시설에서 일어난 폭행 사건에 대해 주의•감독 의무를 이행하지 하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그러나 선린복지재단 대책위는 “다른 곳도 아닌 장애인보호시설에서 벌어진 상습적이고 집단적인 폭행이 밝혀졌음에도 가해자 전원을 불구속입건한 조치는 납득할 수 없다”며 “그동안 경찰이 밝힌 엄중한 처벌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선린복지재단 대책위는 “복지시설에서 인권침해 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은 이런 솜방망이 수사와 처벌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책위는 “철저한 일벌백계 없이는 복지시설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애인 폭행 사건 등 인권침해를 절대 막을 수 없다”며 “봐주기식 처벌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도록 피의자들의 범죄행위를 밝혀 엄벌에 처하고, A 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재청구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폭행 사건과 재단 비리를 제보했던 내부 제보자 2명은 현재 시설장급에서 일반 사회복지직으로 강등됐다. 이에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18일 선린복지재단의 인사와 징계가 부당하다며 원직 복직 판정을 내렸지만, 복직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선린복지재단은 장애인 폭행 사건 외에도 보조금 횡령과 유용 등의 혐의로 대구지방경찰청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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