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주년 세계 노동절 맞아 장애계도 “우리도 일하고 싶다” 외쳐

by 김포야학 posted May 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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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주년 세계 노동절 맞아 장애계도 “우리도 일하고 싶다” 외쳐
“노동권은 중증장애인이 인간다운 삶을 살 최소한의 권리”
‘중증장애인 일자리 예산 확보’ 외치며 서울시청에서 홍남기 기획재정부장관 집 앞까지 행진
 
등록일 [ 2019년05월01일 17시39분 ]
 
 

1556699938_84841.jpg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 노동절인 5월 1일 ‘중증장애인 노동권 쟁취 결의대회 및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찾아가기 행진’을 서울특별시청 후문에서 개최했다. 사진 박승원
 

“비장애인도 일자리가 없어서 실업률이 높은데, 장애인이 일하는 것은 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중략) 하지만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당히 노동할 권리가 있다.”

 

장애계도 5월 1일 노동절을 맞이해 ‘중증장애인 노동권 쟁취 결의대회’를 열고 “장애인도 자유롭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있다”고 외쳤다.

 

2019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아래 420공투단)은 1일 오후 12시 30분에 ‘중증장애인 노동권 쟁취 결의대회 및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찾아가기 행진’을 서울특별시청 후문에서 개최했다. 이들은 결의대회에서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1만개 보장 △중증장애인 최저임금적용 제외조항 삭제 △장애인 고용의무 사업체 의무고용 이행 △장애인고용률 전국 꼴찌 달리는 교육청 규탄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에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 예산 반영을 요구했다.

 

1556700452_59331.jpg김대범 한국피플퍼스트 활동가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박승원
 

발달장애인인 김대범 한국피플퍼스트 활동가는 고용노동부가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가운데 하나로 발표한 ‘동료지원가 사업’이 중증장애인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으며 최저임금도 주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대범 활동가는 먼저 “발달장애인의 일자리는 너무 불안정하다. 나는 지난해 12월 말 갑자기 일자리를 잃었다. 지금은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고 자신의 처지를 설명했다. 

 

이어 “최근 동료 장애인에게 직업에 관한 멘토 역할을 하는 ‘동료지원가’ 이야기를 고용복지센터 상담을 통해 들었다. 하지만 받을 수 있는 월급이 너무 적어서 깜짝 놀랐다”라고 밝혔다. 김 활동가는 “실업급여로 152만 원을 받고 있는데, 동료지원가는 주 15시간만 일을 하고 65만 원 정도의 돈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나는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 싶지만 그래도 실업급여보다 더 적은 돈밖에 받을 수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빵을 만드는 일이나 도서관 사서,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보조를 하거나 발달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일을 했다. 하지만 혼자 다른 동료를 상담하거나 문서를 작성할 자신은 없다”라면서 “이 사업에는 조력자가 없다고 한다. 발달장애인인 나는 조력자 없이 동료상담가 일을 할 수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김 활동가는 “비장애인도 일자리가 없어서 실업률이 높은데, 장애인이 일하는 것은 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쉽게도 우리는 전문가도 될 수 없고, 전문가만큼 생산력이 높아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당히 노동할 권리가 있다. 생산력에 따라서 일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누구나 일할 수 있고, 일하고 싶은 만큼 일하고, 일한 시간만큼 돈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556700582_81891.jpg최용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박승원
 

최용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지금의 중증장애인 일자리 대부분이 이렇듯  ‘비정규직’이라고 지적했다.

 

최용기 상임공동대표는 “서울시에서 장애인에게 일자리 제공을 위해 ‘중증장애인 인턴제’를 지원하고 있다. 인턴제라는 것은 모두 다 ‘비정규직’이라는 뜻이다. 장애인도 안전하게 자기 적성과 능력에 맞는 일을 하고 싶다. 하지만 일할 자격이 있더라도 모두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해마다 평가를 받고 인정을 받아야만 다시 일할 수 있다”면서 “매해 다른 일을 찾아야 할 걱정을 해야 하는 게 중증장애인의 일자리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최 상임공동대표는 “무기력하게 수급비만 받으며 살아가고 싶지 않다. 일자리는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소한의 권리다”라면서 “중증장애인들이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중증장애인의 일자리 확보를 위해 오늘 홍남기 기획재정부장관 집 앞으로 가서 예산 지원을 촉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현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대외협력실장은 “오늘은 129번째 세계 노동절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노동절이 올해로 몇주년인지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잘 모른다. 공공기관이 지켜야 할 장애인 의무고용률 3.2%마저 제대로 지키고 있지 않은 현실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심지어 17개 교육청마저 모두 의무고용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왜 장애인은 선생님을 하면 안 되는지 묻고 싶다. 특수학교에서는 특수학교 교사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친다”라면서 “오늘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을 찾아가는 길에 있는 서울시 교육청에 방문해서 ‘장애인 고용률 3.2%를 준수하라’고 힘있게 이야기할 것이다”라고 외쳤다.

 

이들은 결의대회 후 서울광장에서 진행하는 ‘2019년 노동절대회’에 참여했다. 노동절대회를 마치고 나서는 서울시 교육청을 지나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집까지 행진했다.

 

1556699968_33214.jpg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 노동절인 5월 1일 ‘중증장애인 노동권 쟁취 결의대회 및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찾아가기 행진’을 서울특별시청 후문에서 개최했다. 사진 박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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