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탈시설지원법 상정
경기, 전북, 전남 등 전국에서 모인 탈시설 장애인들
시설은 그 자체로 폭력, 당장 폐쇄돼야

결의대회 참가자들이「탈시설지원법」, 「시설폐쇄법」이 적힌 박을 터트리기 위해 콩주머니를 던지고 있다. 사진 이재민
결의대회 참가자들이「탈시설지원법」, 「시설폐쇄법」이 적힌 박을 터트리기 위해 콩주머니를 던지고 있다. 사진 이재민

“(2009년 탈시설 하기 위해 거리에서 노숙 투쟁을 할 때) 노숙하느니 시설에 사는 것이 낫지 않냐”고 (사람들이) 물었습니다. 아닙니다. 하루를 살아도 감금된 곳이 아닌 길바닥에서 사는 것이 행복했습니다. 여러분, 저는 당당히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 보호라는 이름의 감금은 없어져야 합니다. 시설 자체가 근원적인 문제입니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분노하다 사그러지지 말고, 이 힘으로 전국의 시설을 폐쇄하고 탈시설지원법을 만들어 갑시다. 

- 김동림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공동대표 -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장애인의 탈시설 지원을 골자로 한 「탈시설지원법안」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하기 위해 전체회의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에 국회의사당 앞에는 탈시설 장애인들이 모여 입법부에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한편 국회의사당 앞 이룸센터에서는 장애인거주시설에서 탈시설한 장애인들이 모여 만든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회원 120여 명이 탈시설지원법과 시설폐쇄법 제정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시설에서 나올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지고 주거·활동지원·소득·의사소통·동료지원·지역사회 기반 서비스를 보장해야 하며, 동시에 장애인을 시설에 가두는 구조를 끝내야 비로소 탈시설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며 탈시설지원법과 시설폐쇄법 제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시설은 그 자체로 폭력, 폐쇄돼야

발언에 나선 박경인 발달장애인당사자단체 한국피플퍼스트 이사장은 시설에서 24년간 거주하다가 지역사회로 ‘뛰쳐나온’ 장애인이다.

박 이사장은 “시설에서 살면서 많은 규칙, 폭력과 함께 살아왔다. 저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시설 뺑뺑이를 계속 시켜서 힘들어서 미쳐버릴 정도였다”며 “시설에 3만 명의 사람들이 장애를 이유로 나를 잃어버린 채 (살고) 있다”고 시설을 비판했다.

결의대회에 모인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회원들. 현수막 뒤에는 국회가 보인다. 사진 이재민
결의대회에 모인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회원들. 현수막 뒤에는 국회가 보인다. 사진 이재민

시설에 거주했던 이은혜 탈시설장애인연대 경기지부장 역시 “시설이 장애인의 삶을 보호하는 공간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감옥과 같은 곳”이라며 “무엇을 먹을지, 언제 일어날지, 어디에 갈지, 누구와 만날 지와 같은 기본적인 일상조차 스스로 결정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탈시설 양대법안의 제정을 촉구했다.  

탈시설지원법, 시설폐쇄법 어디까지 왔나

탈시설지원법은 지난 2025년 10월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공동 대표발의한 법안으로, ‘시설에서 생활하는 모든 장애인이 탈시설하고,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며, 시설 인권침해 피해생존자의 자립을 적극 지원’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전체회의에 상정된 탈시설지원법안은 이제 법안심사소위원회의 심사를 기다린다.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면 다시 보건복지위원회의 전체회의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 본 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시설폐쇄법은 21대 국회에서 장혜영 정의당 전 의원이 발의했으나 통과되지 못한 법안으로, 탈시설장애인연대를 비롯한 장애인권단체들이 22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법안에는 △장애인 거주시설의 단계적 축소 및 폐쇄, △거주시설 신규 설치 및 입소 제한, △단계적 거주시설 폐쇄 계획 수립 및 위원회 설치 등이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