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20 기획연재Ⅰ] 0%, 고속버스가 없다 ⑤ 한국, ‘필수노선 지정하고 휠체어 접근 의무화 하겠다’ 미국, 모든 버스에 의무화하거나 동등한 서비스 제공하도록 대만, 대중교통 계획에 고속버스 포함…한국은 미포함 미국, 대만은 정부가 나서 휠체어 이용자 시외고속버스 탑승권 보장

by 김포야학 posted Apr 2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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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20 기획연재Ⅰ] 0%, 고속버스가 없다

[편집자 주] 전국에서 장애인들이 소송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장애인들이 시외고속버스에 탑승할 권리를 외친 지도 어언 13년. 휠체어 이용자가 탑승할 수 있는 시외고속버스는 전국에 한 대도 없습니다. 장애인들이 전국의 버스회사들에 소송을 제기한다고 예고한 가운데, 비마이너도 기획연재를 시작합니다. 비마이너는 앞으로 한 달에 걸쳐 우리나라의 시외고속버스 이동권 상황과 지금까지의 논의를 소개합니다. 또한 다른 나라에서는 휠체어 이용자의 탑승권을 어떻게 보장하고 있는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① 장애인들, 시외고속버스 타기 위해 전국에서 소송 진행한다
② 우리나라의 시외고속버스 이동권, 출발은 했나
③ 사법부 판결 살펴보니…장애인은 고향 갈 때만 버스 타라는 것?
④ 휠체어석이 2개나 있는 대만 고속버스를 타다, 그것도 명절에…
⑤ 미국, 대만은 정부가 나서 휠체어 이용자 시외고속버스 탑승권 보장

미국에서 시외고속버스를 탑승하고 있는 이형숙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 장거리 버스회사 그레이하운드의 차량이다.
미국에서 시외고속버스를 탑승하고 있는 이형숙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 장거리 버스회사 그레이하운드의 차량이다.

장애인들이 시외고속버스에 탑승하기 위해 전국 각지 버스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5일 열린 제28차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에서 고속버스 필수노선에 휠체어 탑승 설비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고속버스 필수노선은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장거리 대중교통 정책이다. 인구 감소 등으로 시외고속버스 노선이 급감함에 따라, 국토부는 없어지면 안 되는 필수노선을 지정하고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 운행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만큼 해당 노선을 운행하는 차량에는 휠체어 탑승 설비를 강제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정부의 방침이 모든 버스에 휠체어 접근을 의무화하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소극적이라고 비판한다.

박미주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 사무국장은 “국내에서도 전체 시외고속버스에 대한 휠체어 접근권 보장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어왔으나 국토부의 반대로 관련 입법이 진행되지 못한 바 있다 ”며 “시행령에 분명히 휠체어 탑승 설비 장착이 의무화되어 있는데, 시행규칙에서 이를 ‘할 수 있다’라는 임의조항으로 둬 국토부가 운수회사들에 면죄부를 준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비마이너는 다른 나라 상황을 돌아봤다. 국가가 고속버스에 리프트 설치를 의무화한 미국과 대만의 사례를 소개한다.       

미국, 「장애인법」에 따라 모든 버스에 휠체어 탑승 의무

미국 「장애인법」은 민간이 운영하는 교통수단이라도 “어떤 개인도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해당 시설이 제공하는 상품, 서비스 또는 편의를 완전하고 평등하게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교통부가 제정한 ‘장거리버스 장애인 접근성 규정’에는 미국의 모든 장거리 버스가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탑승 설비 또는 관련 서비스를 제공토록 하고 있다.

미국에서 연 매출 한화 약 155억 원이 넘는 버스회사들은 모든 버스에 휠체어 탑승 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보다 매출이 낮은 사업자의 경우에도 휠체어 이용자가 48시간 이전에 예약할 시 휠체어 탑승 가능 버스를 대여해 배차하는 등 버스회사는 휠체어 이용자에게 비장애인과 동등한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를 지닌다.

그레이하운드 사의 홈페이지. 승객을 선택할 때 휠체어 이용자를 별도로 선택할 수 있다. 사진 그레이하운드(Greyhound)
그레이하운드 사의 홈페이지. 승객을 선택할 때 휠체어 이용자를 별도로 선택할 수 있다. 사진 그레이하운드(Greyhound)

실제로 미국 최대 장거리버스 회사인 그레이하운드(Greyhound)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면, 버스 예약 인원을 정할 수 있는 선택 창에 휠체어 탑승자를 별도로 표시할 수 있다. 그리고 다음 단계에서는 그레이하운드가 운행하는 모든 버스에 휠체어 이용자도 예약이 가능한 것으로 조회된다.

이를 한국의 상황과 비교해 보면 지난 2025년 법원으로부터 수익 악화를 이유로 특정 노선에만 휠체어 리프트 설비 장착을 명령받은 금호고속은 2025년을 기준으로 3130억 원의 연 매출을 기록했다. 미국의 리프트 설치 의무화 대상 기준을 20배가량 넘는 매출액이다.

또한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가 이번에 소를 제기한 전주에 연고를 두고 있는 중소기업인 전북고속의 연 매출 역시 2024년 기준 약 363억 원이다. 이 역시 미국 교통부의 규정에 따르면 휠체어 리프트 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대상이다.

미국과 같은 전체 버스에 대한 휠체어 탑승 설비 의무조항은 미국 뿐 아니라 캐나다, 호주, 독일 등에서도 적용하고 있다. 

대만, 버스 정책 계획에 시외고속버스 포함… 대상은 모든 노선

한국과 가까운 대만 역시 모든 노선에 휠체어 리프트 버스를 운행하도록 하고 있다.

대만 고속버스 업체들의 노선 운영권 연장 기준이 담긴 ‘대만 고속버스 노선 갱신 심의 지침(公路汽車客運業營運路線繼續經營申請審議處理原則)’에 따르면 왕복 4회 이상 운행하는 버스 노선은 일일 4회 이상 휠체어 리프트가 달린 고속버스를 배차해야 한다.

타이페이에서 이란현으로 가는 고속버스 1570, 1571, 1572번의 교통약자용 시간표이다. 휠체어 탑승 설비 장착된 고속버스의 배차 시간이 적혀있다. 각각 왕복 3번 휠체어 탑승 설비가 장착된 고속버스를 운행한다. 사진 수도객운
타이페이에서 이란현으로 가는 고속버스 1570, 1571, 1572번의 교통약자용 시간표이다. 휠체어 탑승 설비 장착된 고속버스의 배차 시간이 적혀있다. 각각 왕복 3번 휠체어 탑승 설비가 장착된 고속버스를 운행한다. 사진 수도객운

100km보다 긴 장거리 노선 역시 휠체어 리프트 설비가 있는 시외고속버스를 4회 이상 운행해야 한다. 만약 하루에 3회 이하로 운행하거나 100km보다 짧은 경우에는 휠체어 이용자가 미리 예약할 시, 휠체어가 탑승할 수 있는 버스를 미리 섭외해야 한다.

대만 정부는 국가계획에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된 시외고속버스 도입률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있다. 대만 정부가 수립한 ‘도로 대중교통 지속가능성 및 교통 평등권 계획(公路公共運輸永續及交通平權計畫)’에는 2030년까지 전체 시외고속버스의 18%에 휠체어 탑승 설비 설치를 의무화하겠다고 명시했다.

우리나라 역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시외고속버스와 관련된 내용은 한 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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