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8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중증장애인 동료지원가 고 설요한 죽음에 관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사과와 면담을 요구하며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1층 로비를 기습 점거하고 있다.
서울시가 올해 12억 원을 투입해 전국 최초로 최중증 장애인과 탈시설 장애인을 위한 공공일자리를 시작한다. “중증장애인 기준에 맞춘 권리 중심 공공일자리를 만들라”는 장애계의 오랜 요구안을 서울시가 수용한 셈이다.
14일, 서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경쟁이 치열한 고용시장에서 일자리 참여 기회조차 힘든 최중증 장애인도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권을 누릴 수 있도록 ‘노동의 기회’를 준다는 점이 이번 사업의 가장 큰 의미”라며 공공일자리 사업을 설명했다.
또한 서울시는 최중증 장애인이 “사실상 노동능력을 인정받아 취업하기 어려운 노동취약계층”이라면서 그동안 장애인 일자리 사업에도 참여가 어려웠음을 인정했다.
특히 서울시는 이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한 타격이 취약계층에게 더 치명적으로 다가오는 점을 설명하면서 “서울시가 최중증 장애인을 새로운 일자리 지원대상으로 발굴, 선도적 지원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뇌병변 장애, 척수 장애, 근육 장애, 언어 및 청각, 시각 등 중복장애인 및 자폐가 심한 발달장애인과 같은 ‘최중증 장애인’을 위한 공공일자리를 만든다. 또한 서울시의 탈시설 정책에 따라 거주시설에서 지역사회로 나온 약 740명의 탈시설 장애인을 위한 공공일자리도 만들 예정이다.
따라서 서울시는 올해 맞춤형 공공일자리 260개를 만들어 시범사업을 시작해 이를 토대로 내년부터 확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공공일자리 참여자 260명은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6개월간 지역사회와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주당 14~20시간 일한다. 장애 유형과 특성을 고려해 △장애인 권익옹호 △문화예술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 등 3개 분야에서 업무를 수행한다.
‘장애인 권익옹호’ 업무는 장애인 차별 해소를 위한 퍼포먼스, 지역사회 제도개선 모니터링, 장애인 편의시설 이용 시 불편사항 모니터링, 탈시설 및 자립생활 홍보와 관련된 일을 말한다. ‘문화예술’의 경우 미술, 사진, 음악, 연극, 댄스 등 다양한 창작활동으로, 근육장애인의 경우 자신의 생각, 소망 등을 표현하는 행위 예술을 대중 앞에서 직접 공연하는 일자리를 갖게 된다.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는 장애인이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강의 및 공연 등에 나선다.
공공일자리 근무형태는 매일 4시간씩 주 20시간을 일하는 ‘시간제 일자리’와 주 14시간 이내로 일하는 ‘복지형 일자리’로 나뉘며 각각 130명을 선발한다.
급여는 최저임금인 시급 8,590원(올해 기준)이 적용된다. 시간제 일자리는 월 897,660원, 복지형 일자리는 481,040원을 수령한다.
일자리 참여자는 장애인단체(법인, 비영리민간단체) 10개소가 6월 중 선발한다. 서울시는 공모를 통해 수행기관을 선정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사업 수행기관은 15~25일에 공개모집할 예정이다.
신청자격은 서울시에 주된 사무소가 있고, 장애인 복지를 위해 운영하는 장애인단체로 중증장애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발굴 등에 경험이 있는 단체를 우대할 계획이다.
수행기관은 시간제와 복지형 일자리 각각 10~13명을 배정받아 총 26명까지 참여자를 모집하고, 선발된 장애인은 사업 수행기관과 근로계약을 체결해 수행기관이 지정하는 장소에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응모에 필요한 서류는 수행기관 모집 신청서, 추진계획서, 관련 증빙자료 등이며,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거나, 장애인복지정책과(02-2133-7465)로 문의하면 된다.
장애계는 서울시의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사업 계획에 환영을 표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서울시가 공공의 영역에서 최중증 장애인에 대한 일자리를 만들어 보겠다는 시도에 환영한다”라면서 “장애계가 오랫동안 함께 투쟁했던 요구가 마침내 이뤄지게 되어 기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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