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건강권법 4년, 장애인 체감도는 ‘꽝’
편의시설 접근성 뚝, 치과·산부인과 진료 한숨
“소비자 중심 의료체계”, “복지부내 컨트롤타워”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10-25 14:23:39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장애인건강권법)’이 시행된 지 4년, 여전히 장애인의 의료보장에 대한 욕구는 높지만, 당사자들은 그 변화를 체감할 수 없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장애인 건강실태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보완해야 할까?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한국장총)이 최근 발간한 정책리포트 ‘장애인 건강권법 시행 4년, 무엇이 바뀌었나’를 토대로 정리했다.
■65세 이상 노년층 절반, 병원 접근 첩첩산중
2021년 4월 보건복지부 ‘2020년도 등록 장애인 현황’에 따르면 장애인은 263만3026명으로 전체 인구의 5.1%이며 연령별로는 60대(60만869명, 22.9%), 70대(58만5396명, 22.2%)로 가장 많았으며 65세 이상 노년층은 49.9%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고령화 장애인의 연평균 진료비는 696만원으로 고령화 비장애인의 진료비인 452만원보다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2025년 고령인구 20%이상이 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장애노인인구에 대한 건강권 보장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의료보장 욕구 또한 지속적으로 높다. 2020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의료보장에 대한 욕구는 소득보장에 이어 2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된 것.
장애인의 의료보장 욕구는 높지만 미충족 욕구는 32.4%로 의료기관의 접근성 및 편의서비스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휠체어 장애인 A씨는 병원에 승강기가 없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포기하고, 청각장애인에게 어려운 의학용어가 적힌 진단서를 주거나 세심한 대화가 필요한 지적장애인에게 3분 진료를 시행하는 등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2018년 장애인건강보건통계에 따르면 장애인 일반검진 수검률은 63.7%로 비장애인 수검률인 76.6%보다 12.9%가 낮다. 건강검진 시 시설장비(장애특화 신장계, 휠체어 체중계, 이동식 전동리프트 등), 편의서비스 등이 부족해 장애인은 건강검진 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충치치료 할때마다 전신마취? 약물 과용 ‘고통’
중증장애인들은 스스로 치아 관리가 어려워 구강건강에도 취약하다. 특히 일부 발달장애인은 행동 조절의 어려움이 있어 치과 치료를 위해서는 전신마취를 해야한다.
그러나 장애인 구강진료 전담마취 의사는 전국 4명일뿐이고, 비급여 전신마취비는 1인당 평균 자부담액이 약39만원에 달한다.
정신장애인들은 약물 과용으로 고통받고 있다. L씨는 6년간 반복된 강제입원 및 강제투약으로 신장기능의 이상과 붉은반점, 통증으로 고통받았다. 5년간 신체 정신적 고통으로 일상생활을 하지 못했고 약을 끊고 난 후 3년이 지나 완치됐다.
병원 및 시설에서의 지속적인 약물남용은 사회복귀 시 후유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정신장애인들의 약물 관리 및 사회복귀 후 건강관리는 필수적이다.
■임신 출산 어려운 여성장애인 끙끙
여성장애인은 임신 출산 조차도 어렵다. 2019년 말 기준, 여성장애인은 110만여명이고, 가임기 여성(20~49세)은 약 15만명임. 여성장애인은 임신·출산과 산부인과 진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중증여성장애인을 위한 의료장비, 경사로, 엘리베이터 등 편의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진료시기를 놓친다.
여성장애인 A씨는 임신기간 중 건강관리와 분만 준비를 위해 산부인과를 방문하면 의료진들이 고위험군 산모로 간주해 진료를 거부한다. 척수장애인 B씨는 임신 중에 체중변화 등을 확인해야 하는데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어 일반 체중계를 이용할 수 없었다.
전남에 거주하는 한 척수장애인은 임신기간에 장기가 눌려 위험한 상황이 었는데 광주까지 갈수 있는 교통이 없어 타인의 도움으로 아슬하게 이동· 도착하기도 했다.
■소비자 중심 의료서비스, 복지부내 컨트롤타워 필요
한국장총은 장애인을 위한 건강권 보장을 위해서 장애인당사자 중심의 의료서비스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봤다. 장애인 건강권 정책을 위한 통계 데이터 조사 및 연구들이 다양하게 진행중이며, 장애친화건강검진, 장애인건강주치의 등의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지만, 이용에 대한 만족도, 개선방향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것.
한국장총은 “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장애인 당사자의 의료보장 욕구와 실태조사가 필수적”이라면서 “각 사업의 모니터링을 통해 제도를 점검하고 보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료서비스 제공 시 공급자 중심의 설계방식에서 장애유형, 장애정도를 고려한 소비자 중심의 의료보장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지역사회 통합돌봄, 건강주치의, 장애인지역보건의료센터 등 공공의료로 인프라 강화와 함께, 보건복지부 내 장애인 건강권 통합 관리를 위한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한국장총은 “건강 증진을 위한 제도는 의료서비스 공급자, 재활운동 및 체육활동 전문가 등 함께 제도를 만들어가야만 한다. 당장 건강주치의제도를 보았을 때 수가 선정, 의사 참여 등 공급 인프라 구축이 선행 되지 않으면 장애인이 제도를 이용할 수가 없는 실정“이라면서 ” 하나의 제도가 정확하기 위해서는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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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한국장총)이 최근 발간한 정책리포트 ‘장애인 건강권법 시행 4년, 무엇이 바뀌었나’를 토대로 정리했다.
■65세 이상 노년층 절반, 병원 접근 첩첩산중
2021년 4월 보건복지부 ‘2020년도 등록 장애인 현황’에 따르면 장애인은 263만3026명으로 전체 인구의 5.1%이며 연령별로는 60대(60만869명, 22.9%), 70대(58만5396명, 22.2%)로 가장 많았으며 65세 이상 노년층은 49.9%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고령화 장애인의 연평균 진료비는 696만원으로 고령화 비장애인의 진료비인 452만원보다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2025년 고령인구 20%이상이 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장애노인인구에 대한 건강권 보장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의료보장 욕구 또한 지속적으로 높다. 2020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의료보장에 대한 욕구는 소득보장에 이어 2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된 것.
장애인의 의료보장 욕구는 높지만 미충족 욕구는 32.4%로 의료기관의 접근성 및 편의서비스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휠체어 장애인 A씨는 병원에 승강기가 없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포기하고, 청각장애인에게 어려운 의학용어가 적힌 진단서를 주거나 세심한 대화가 필요한 지적장애인에게 3분 진료를 시행하는 등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2018년 장애인건강보건통계에 따르면 장애인 일반검진 수검률은 63.7%로 비장애인 수검률인 76.6%보다 12.9%가 낮다. 건강검진 시 시설장비(장애특화 신장계, 휠체어 체중계, 이동식 전동리프트 등), 편의서비스 등이 부족해 장애인은 건강검진 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충치치료 할때마다 전신마취? 약물 과용 ‘고통’
중증장애인들은 스스로 치아 관리가 어려워 구강건강에도 취약하다. 특히 일부 발달장애인은 행동 조절의 어려움이 있어 치과 치료를 위해서는 전신마취를 해야한다.
그러나 장애인 구강진료 전담마취 의사는 전국 4명일뿐이고, 비급여 전신마취비는 1인당 평균 자부담액이 약39만원에 달한다.
정신장애인들은 약물 과용으로 고통받고 있다. L씨는 6년간 반복된 강제입원 및 강제투약으로 신장기능의 이상과 붉은반점, 통증으로 고통받았다. 5년간 신체 정신적 고통으로 일상생활을 하지 못했고 약을 끊고 난 후 3년이 지나 완치됐다.
병원 및 시설에서의 지속적인 약물남용은 사회복귀 시 후유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정신장애인들의 약물 관리 및 사회복귀 후 건강관리는 필수적이다.
■임신 출산 어려운 여성장애인 끙끙
여성장애인은 임신 출산 조차도 어렵다. 2019년 말 기준, 여성장애인은 110만여명이고, 가임기 여성(20~49세)은 약 15만명임. 여성장애인은 임신·출산과 산부인과 진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중증여성장애인을 위한 의료장비, 경사로, 엘리베이터 등 편의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진료시기를 놓친다.
여성장애인 A씨는 임신기간 중 건강관리와 분만 준비를 위해 산부인과를 방문하면 의료진들이 고위험군 산모로 간주해 진료를 거부한다. 척수장애인 B씨는 임신 중에 체중변화 등을 확인해야 하는데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어 일반 체중계를 이용할 수 없었다.
전남에 거주하는 한 척수장애인은 임신기간에 장기가 눌려 위험한 상황이 었는데 광주까지 갈수 있는 교통이 없어 타인의 도움으로 아슬하게 이동· 도착하기도 했다.
■소비자 중심 의료서비스, 복지부내 컨트롤타워 필요
한국장총은 장애인을 위한 건강권 보장을 위해서 장애인당사자 중심의 의료서비스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봤다. 장애인 건강권 정책을 위한 통계 데이터 조사 및 연구들이 다양하게 진행중이며, 장애친화건강검진, 장애인건강주치의 등의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지만, 이용에 대한 만족도, 개선방향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것.
한국장총은 “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장애인 당사자의 의료보장 욕구와 실태조사가 필수적”이라면서 “각 사업의 모니터링을 통해 제도를 점검하고 보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료서비스 제공 시 공급자 중심의 설계방식에서 장애유형, 장애정도를 고려한 소비자 중심의 의료보장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지역사회 통합돌봄, 건강주치의, 장애인지역보건의료센터 등 공공의료로 인프라 강화와 함께, 보건복지부 내 장애인 건강권 통합 관리를 위한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한국장총은 “건강 증진을 위한 제도는 의료서비스 공급자, 재활운동 및 체육활동 전문가 등 함께 제도를 만들어가야만 한다. 당장 건강주치의제도를 보았을 때 수가 선정, 의사 참여 등 공급 인프라 구축이 선행 되지 않으면 장애인이 제도를 이용할 수가 없는 실정“이라면서 ” 하나의 제도가 정확하기 위해서는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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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