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접근권 보장 ‘미루던’ 정부…인권위 “문제 개선하라”
- 기자명 이재민 기자
- 입력 2026.10.2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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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0일 보건복지부 등에 권고 내린 국가인권위원회
면적 기준과 건축 시기 제한 전면 재검토해야
경사로 설치 위한 세액공제, 점용료 감면 등도 나서야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가 공중이용시설에 대한 장애인 접근권 보장을 위해 각 정부 부처에 법과 제도를 개선하라며 권고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는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9월 10일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기획예산처, 재정경제부, 행정안전부 등 5개 부처 장관에게 현재의 편의시설 설치 의무 기준을 전면 재검토하고, 장애인 접근권 증진을 위한 재정 지원과 제도 정비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공중이용시설의 용도와 건축 시기에 따라 장애인을 위한 경사로 설치 등의 편의시설 설치 의무를 차등적으로 부여해 왔다.
가령 일반음식점은 바닥 면적의 합계가 50m2보다 작은 경우,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경사로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50m2가 넘더라도 1998년 이전에 건축된 건축물은 경사로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이에 인권위는 복지부에 “접근성 관련 편의시설 설치에 관한 면적 기준과 시기 기준을 전면 재검토하여 장애인 접근권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여 점진적으로 시행하고, 정당한 편의제공 기준과 관련하여 적용시기 및 편의제공 등에 대하여 정합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또한 건축 시기와 관해서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하거나 입주한 건물이 법령 시행 이전 건축되었다는 이유로 비대상 시설에 분류되는 문제를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사로 설치 가로막는 도로점용 허가·점용료 문제도 권고
한편 경사로 설치를 위해 보도 등 도로를 점유할 시 관련 행정기관의 허가를 받거나 점용료를 내야 하는 문제는 장애인 접근권 보장에 지속적인 방해물이 되어 왔다.
이에 인권위는 국토교통부가 “「도로법」을 개정하여 도로점용 허가에 대한 구체적 규정을 마련하고, 도로점용 허가 관련 요건과 점용료 징수 규정에 대한 지침을 제작·배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재정경제부와 행정안전부에는 경사로 설치비용의 세액공제와 (도로) 사용료 감면 등 지원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또한 인권위는 경사로의 실질적인 확대·보급을 위해 기획예산처에 “복권 기금 활용 등을 참고하여 경사로 설치 지원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비롯하여 장애인 접근권 증진을 위한 재정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권고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르면 권고를 받은 정부 부처들은 인권위의 권고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이행 계획을 인권위에 통지해야 한다. 권고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에도 90일 이내에 구체적 사유를 인권위에 제출해야 한다.
한편 장애인의 접근권을 보장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시행령으로 장애인을 차별하고 있다며 182명의 장애인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은 현재 2차례의 변론기일을 마치고 12월 최종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