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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이용자, 올 하반기부터 고속・시외버스 타고 고향 갈 수 있어
휠체어 탑승설비 갖춘 고속・시외버스, 시범사업 전 최종 점검 위한 시승행사 개최
전동휠체어 이용자 두 명, 고속버스 타고 서울만남의 광장 방문
 
등록일 [ 2019년02월01일 16시31분 ]
 
 

1549015798_80889.jpg한국교통안전공단과 국토교통부가 1일 오전 11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휠체어 탑승설비를 갖춘 고속・시외버스 시승행사를 열었다. 행사를 마친 뒤 휠체어 이용장애인 두 명이 실제로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만남의광장휴게소를 다녀왔다. 이날 고속버스에 직접 오른 황인현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뇌병변장애 2급, 49세)가 서울만남의광장휴게소를 지나고 있는 모습.
 

한국교통안전공단(아래 공단)과 국토교통부(아래 국토부)가 작년 9월 휠체어 탑승설비를 갖춘 고속・시외버스 표준 모델을 공개한 데 이어, 이번 시승식에서는 2019년 하반기 시범사업 도입을 앞두고 안정성을 최종 점검하기 위해 실제로 주행하는 자리를 가졌다. 또 예매시스템 및 승・하차 등 운영 서비스를 공개했다.

 

공단과 국토부가 1일 오전 11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휠체어 탑승설비를 갖춘 고속・시외버스 시승행사를 열었다. 

 

1549015836_16385.jpg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맨 왼쪽)와 김정렬 국토부 2차관(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 휠체어 탑승설비를 갖춘 고속・시외버스 시승행사를 참여한 사람들이 차량을 올려다보고 있는 모습.
 

이날 시승행사에 참석한 김정렬 국토부 2차관은 먼저 “휠체어 탑승 가능한 고속・시외버스 도입을 앞두고 실제로 운행할 기회를 얻게 돼 매우 기쁘고 뜻깊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현재 장애인과 고령자, 어린이 등 교통약자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27%인 1,500만 명 정도에 달하고 휠체어 같은 보호장구가 필요한 지체장애인은 125만 명에 이른다. 교통약자들은 장거리 이동을 위해 철도를 많이 이용하지만, 철도가 닿지 않는 지역을 가기 위해 탈 수 있는 버스가 없어 장거리 대중교통 이용에 큰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장애인 이동권은 특권이 아닌 비장애인과 차별받지 않고 모두 똑같이 누려야 할 권리”라면서 “이날 행사에서 선보인 휠체어 탑승설비를 갖춘 고속・시외버스는 안정성 검증 및 상품성 보완을 완료한 제품이다. 시승행사 뒤에는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인증 절차를 마친 후 2019년 하반기부터 시범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장애계가 2년 반 전에 같은 장소에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김 차관(당시 교통물류실장)과 만나 ‘장애인도 고속・시외버스를 타고 고향에 가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바로 그 대화가 시간이 지나 오늘의 자리를 있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2001년부터 '장애인의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 이용 보장'을 촉구하며 이동권 투쟁을 시작했다. 이후 18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이동권 투쟁을 해오면서 많은 좌절을 경험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박 대표가 언급한대로, 장애인들의 이동권투쟁 끝에 2005년 교통약자법이 제정되었으나, 10년이 지나도록 고속·시외버스엔 휠체어 탑승 가능한 버스가 단 한대도 도입되지 않았다. 전장연은 장애인의 시외 버스 이용 보장을 촉구하며 2014년부터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버스타기' 투쟁과 '교통약자 시외이동권 확보를 위한 소송'을 병행해왔다. 전장연은 오랜 투쟁 끝에 지난해 국토부와 '장애인 이동권 민관협의체'를 구성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국토부는 휠체어 탑승 가능 고속버스 모델을 공개했고 오늘 다시 한 번 주행 안정성을 시험하기에 이르렀다.

 

박 대표는 "그동안 장애인은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한 곳들을 생각하면, 비록 오늘은 시범일 뿐이지만 특별한 날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오늘이 그저 '특별한 하루'로 끝날 게 아니라 장애인도 고속・시외버스를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일상적으로 타고 다닐 수 있는 날이 와야 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1549015179_32354.jpg고속버스에 탑승한 황인현(뇌병변장애 2급, 49세) 씨가 서울만남의광장휴게소로 향하는 고속버스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행사를 마친 뒤 휠체어 이용장애인 두 명이 실제로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만남의광장 휴게소를 다녀왔다. 고속버스에 몸소 탑승한 황인현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뇌병변장애 2급, 49세)는 “고속버스를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는데, 이번 기회에 탈 수 있어서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고향인 강원도에 10년 동안 가보지 못했다. 휠체어 탑승설비를 갖춘 고속・시외버스가 본격 도입된다면 고향에 내려가 어머니를 뵙고 싶다”라고 말했다.

 

공단은 휠체어 사용자 장거리 이동권 개선을 위해 2017년 4월부터 ‘휠체어 탑승설비 장착 고속・시외버스 표준모델 및 운영기술’ 개발에 관한 국토부 R&D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새로 개발하는 고속・시외버스 표준모델에는 △휠체어 탑승을 위한 승강장치 △승객 보호를 위한 휠체어 고정장치 △3점식 안전띠를 설치했다. 또 휠체어 사용자가 탑승하지 않을 때 타 승객이 기존 좌석을 이용할 수 있도록 슬라이딩 좌석을 적용했다.

 

정부는 올해 예산에 13억 4천만 원을 반영해, 8월까지 차량개조, 터미널 및 휴게소 시설개선 등을 완료한 뒤 본격적인 시범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시범사업 기간 동안 구체적인 운행 노선 등은 장애계와 관련 교통업계 등 사용자 의견을 하나로 모아 결정할 예정이다.

 

권병윤 공단 이사장은 “시승행사에서 드러나는 개선사항을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라며 “향후 휠체어 탑승설비를 갖춘 고속・시외버스가 원활하게 보급되어 휠체어 사용자의 버스 이용 편의를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려
휠체어 탑승설비 갖춘 고속・시외버스, 시범사업 전 최종 점검 위한 시승행사 개최
전동휠체어 이용자 두 명, 고속버스 타고 서울만남의 광장 방문
 
등록일 [ 2019년02월01일 16시31분 ]
 
 

1549015798_80889.jpg한국교통안전공단과 국토교통부가 1일 오전 11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휠체어 탑승설비를 갖춘 고속・시외버스 시승행사를 열었다. 행사를 마친 뒤 휠체어 이용장애인 두 명이 실제로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만남의광장휴게소를 다녀왔다. 이날 고속버스에 직접 오른 황인현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뇌병변장애 2급, 49세)가 서울만남의광장휴게소를 지나고 있는 모습.
 

한국교통안전공단(아래 공단)과 국토교통부(아래 국토부)가 작년 9월 휠체어 탑승설비를 갖춘 고속・시외버스 표준 모델을 공개한 데 이어, 이번 시승식에서는 2019년 하반기 시범사업 도입을 앞두고 안정성을 최종 점검하기 위해 실제로 주행하는 자리를 가졌다. 또 예매시스템 및 승・하차 등 운영 서비스를 공개했다.

 

공단과 국토부가 1일 오전 11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휠체어 탑승설비를 갖춘 고속・시외버스 시승행사를 열었다. 

 

1549015836_16385.jpg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맨 왼쪽)와 김정렬 국토부 2차관(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 휠체어 탑승설비를 갖춘 고속・시외버스 시승행사를 참여한 사람들이 차량을 올려다보고 있는 모습.
 

이날 시승행사에 참석한 김정렬 국토부 2차관은 먼저 “휠체어 탑승 가능한 고속・시외버스 도입을 앞두고 실제로 운행할 기회를 얻게 돼 매우 기쁘고 뜻깊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현재 장애인과 고령자, 어린이 등 교통약자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27%인 1,500만 명 정도에 달하고 휠체어 같은 보호장구가 필요한 지체장애인은 125만 명에 이른다. 교통약자들은 장거리 이동을 위해 철도를 많이 이용하지만, 철도가 닿지 않는 지역을 가기 위해 탈 수 있는 버스가 없어 장거리 대중교통 이용에 큰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장애인 이동권은 특권이 아닌 비장애인과 차별받지 않고 모두 똑같이 누려야 할 권리”라면서 “이날 행사에서 선보인 휠체어 탑승설비를 갖춘 고속・시외버스는 안정성 검증 및 상품성 보완을 완료한 제품이다. 시승행사 뒤에는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인증 절차를 마친 후 2019년 하반기부터 시범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장애계가 2년 반 전에 같은 장소에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김 차관(당시 교통물류실장)과 만나 ‘장애인도 고속・시외버스를 타고 고향에 가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바로 그 대화가 시간이 지나 오늘의 자리를 있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2001년부터 '장애인의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 이용 보장'을 촉구하며 이동권 투쟁을 시작했다. 이후 18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이동권 투쟁을 해오면서 많은 좌절을 경험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박 대표가 언급한대로, 장애인들의 이동권투쟁 끝에 2005년 교통약자법이 제정되었으나, 10년이 지나도록 고속·시외버스엔 휠체어 탑승 가능한 버스가 단 한대도 도입되지 않았다. 전장연은 장애인의 시외 버스 이용 보장을 촉구하며 2014년부터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버스타기' 투쟁과 '교통약자 시외이동권 확보를 위한 소송'을 병행해왔다. 전장연은 오랜 투쟁 끝에 지난해 국토부와 '장애인 이동권 민관협의체'를 구성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국토부는 휠체어 탑승 가능 고속버스 모델을 공개했고 오늘 다시 한 번 주행 안정성을 시험하기에 이르렀다.

 

박 대표는 "그동안 장애인은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한 곳들을 생각하면, 비록 오늘은 시범일 뿐이지만 특별한 날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오늘이 그저 '특별한 하루'로 끝날 게 아니라 장애인도 고속・시외버스를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일상적으로 타고 다닐 수 있는 날이 와야 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1549015179_32354.jpg고속버스에 탑승한 황인현(뇌병변장애 2급, 49세) 씨가 서울만남의광장휴게소로 향하는 고속버스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행사를 마친 뒤 휠체어 이용장애인 두 명이 실제로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만남의광장 휴게소를 다녀왔다. 고속버스에 몸소 탑승한 황인현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뇌병변장애 2급, 49세)는 “고속버스를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는데, 이번 기회에 탈 수 있어서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고향인 강원도에 10년 동안 가보지 못했다. 휠체어 탑승설비를 갖춘 고속・시외버스가 본격 도입된다면 고향에 내려가 어머니를 뵙고 싶다”라고 말했다.

 

공단은 휠체어 사용자 장거리 이동권 개선을 위해 2017년 4월부터 ‘휠체어 탑승설비 장착 고속・시외버스 표준모델 및 운영기술’ 개발에 관한 국토부 R&D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새로 개발하는 고속・시외버스 표준모델에는 △휠체어 탑승을 위한 승강장치 △승객 보호를 위한 휠체어 고정장치 △3점식 안전띠를 설치했다. 또 휠체어 사용자가 탑승하지 않을 때 타 승객이 기존 좌석을 이용할 수 있도록 슬라이딩 좌석을 적용했다.

 

정부는 올해 예산에 13억 4천만 원을 반영해, 8월까지 차량개조, 터미널 및 휴게소 시설개선 등을 완료한 뒤 본격적인 시범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시범사업 기간 동안 구체적인 운행 노선 등은 장애계와 관련 교통업계 등 사용자 의견을 하나로 모아 결정할 예정이다.

 

권병윤 공단 이사장은 “시승행사에서 드러나는 개선사항을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라며 “향후 휠체어 탑승설비를 갖춘 고속・시외버스가 원활하게 보급되어 휠체어 사용자의 버스 이용 편의를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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