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동원 거주인 3명 이어 2명 추가 자립
인천시·강화군 “8월 자립욕구 재조사… 결과 따라 추가 자립지원”
낮활동 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 경험하는 색동원 거주인들
남은 이들의 자립, 국가·지자체 역할에 달렸다
거주인에 대한 성폭력 및 폭행 사건이 드러난 인천 강화군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에서 거주장애인 3명에 이어 또 다른 2명이 15일 시설을 떠나 자립을 시작했다. 앞선 3명이 탈시설한 지 꼭 한 달 만이다.
이번에 자립에 나선 김기철 씨(61세, 가명)와 김기태 씨(59세, 가명)는 지적장애가 있는 형제다. 색동원에 입소한지 10년 만에 시설을 나왔다. 두 형제가 10년 동안 색동원에서 사용했던 짐은 소형 SUV 한 대에 모두 실렸다.
두 사람이 자립하는 날, 아침부터 쏟아지던 비는 시설을 나설 무렵 그쳤고 하늘도 환하게 개었다. 인천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 활동가들은 두 사람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상기된 표정으로 꽃을 받아 든 기철 씨와 기태 씨는 “집에 초대해 주실 거죠?”라는 활동가의 말에 “네”라고 답했다.
두 사람은 앞으로 인천시장애인주거전환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자립생활주택에서 2~3개월간 생활한 뒤, 장기적으로는 자립지원주택으로 옮겨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을 이어갈 예정이다.
인천시·강화군 “8월 자립욕구 재조사… 결과 따라 추가 자립지원”
하지만 아직 색동원에는 남성 거주인 10명이 남아 있고, 성폭력 피해를 당한 여성 거주인 17명은 전국의 피해자 쉼터와 타 시설, 병원 등에 머물고 있다.
인천시와 강화군은 지난 5월 공대위와의 면담에서 색동원에 남아있는 남성 거주인을 대상으로 6월부터 9월까지 추가 자립욕구 조사를 실시해 자립 대상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추가 자립욕구 조사는 아직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함교춘 인천시 장애인복지과장은 15일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7월 동안 자립 체험활동을 진행한 뒤 8월에 자립욕구 재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이후 조사 결과에 따라 자립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성 거주인의 자립지원과 관련해 윤병삼 강화군 장애인복지팀 주무관은 “1차 자립욕구 조사에서 자립 의사를 밝힌 거주인들을 대상으로 자립 희망 지역을 조사했다”며 “인천에서의 자립을 희망한 사람은 3명으로, 이 가운데 1명은 건강 상태를 더 지켜봐야 하고 나머지 2명은 10월 자립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지역에서 자립을 희망하는 경우에는 보건복지부 차원의 협의가 필요하다”며 “협의가 어려울 경우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천에서 자립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 과장과 윤 주무관은 올해 안에 시설 폐쇄와 거주인 자립지원을 최대한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낮활동 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 경험하는 색동원 거주인들
인천시가 언급한 자립 체험활동은 현재 색동원에 남은 거주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낮활동 프로그램이다. 거주인들은 나들이를 가고, 야학에서 수업을 듣고, 마트에서 장을 보는 등 시설 밖 일상을 경험한다. 인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일주일에 한 번씩 거주인들과 함께하며, 지역사회 적응을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거주인들의 자립 준비를 지원하기 위해 공대위가 인천시와 강화군에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날 자립한 기철 씨와 기태 씨도 자립 직전까지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낮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두 사람은 함께 시간을 보냈던 센터의 활동가가 자립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오자, 긴장한 표정이 서서히 풀리며 미소를 지었다. 함께한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낯선 지역사회에서 마주한 익숙한 얼굴은 두 사람의 긴장을 풀기에 충분했다.
기철 씨와 기태 씨가 시작한 지역사회에서의 일상이 아직 시설과 쉼터, 병원에 머물고 있는 다른 거주인들에게도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앞으로 국가와 지자체가 얼마나 책임 있게 자립을 지원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