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노조 교섭에서 ‘장애학생 돌봄교실 배제’ 논의  
돌봄교사 요구안에 ‘장애학생 입반 지양’ 등 차별 고스란히 담겨
장애계 “교사 노동환경 개선에 장애학생 교섭 도구로 사용 안 돼” 

장애학생의 돌봄교실 참여를 배제하는 노동조합과 인천시교육청의 교섭요구안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인천지부 등 장애계는 인천시교육청과 노동조합에 공개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인천지부(아래 노조)는 초등돌봄전담사 소식지에서 지난 8월 25일 인천시교육청과의 교섭 내용을 속보를 알렸다. 공개된 실무교섭 회의록에는 장애학생 배제와 차별적인 발언이 담겨 있다.  

교섭요구안에는 ‘돌봄교실에 특수지도가 필요한 학생의 입반을 지양하고, 부득이 입반할 경우 정원을 1/2로 축소하고 상시 지원인력을 교육청 예산으로 채용한다’는 문구가 실렸다. 이에 대한 인천시교육청의 답변은 일부 수정된 내용으로 ‘수용’한다고 실려 있다. 초등돌봄전담사 소식지 캡처교섭요구안에는 ‘돌봄교실에 특수지도가 필요한 학생의 입반을 지양하고, 부득이 입반할 경우 정원을 1/2로 축소하고 상시 지원인력을 교육청 예산으로 채용한다’는 문구가 실렸다. 이에 대한 인천시교육청의 답변은 일부 수정된 내용으로 ‘수용’한다고 실려 있다. 초등돌봄전담사 소식지 캡처

교섭요구안에는 ‘돌봄교실에 특수지도가 필요한 학생의 입반을 지양하고, 부득이 입반할 경우 정원을 1/2로 축소하고 상시 지원인력을 교육청 예산으로 채용한다’는 문구가 실렸다. 이에 대한 인천시교육청의 답변은 일부 수정된 내용으로 ‘수용’한다고 실려 있다. 

노조의 요구안에 따르면 돌봄교실에 장애학생을 받지 않을 것을 원칙으로 하되, 받을 경우 정원을 축소해야 한다는 것으로, 장애학생 배제와 차별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9일 비마이너와의 전화 통화에서 “현재 단체교섭이 진행 중인 내용으로 문제가 되는 문구에 대해 수용한 적이 없다. 일부 수용한 것은 초등돌봄전담사 채용을 6개월에서 9개월로 변경한다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7월 단체교섭 당시 해당문구에 대해 장애차별적 요소라고 삭제를 요구한 바 있고, 내부 회의록에 남아 있다고 해명했다. 회의록 공개를 요구하자 인천시교육청은 ‘내부 회의록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며 거부했다.

그러나 인천시교육청이 비판을 면할 수는 없다. 김형수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총장은 “인천시교육청이 노조에 책임을 전가하고 발 빼기 하고 있다”라며 “교육감독 기관에서 장애학생 차별문구를 지적했다는 것만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 아닌 것은 아니다. 문제제기와 더불어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어떻게든 해당 문구 삭제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해당 문구에 있는 ‘특수지도가 필요한 학생’이라는 표현도 문제의 소지가 크다. 특수교육 대상자를 뜻하는 것인지, 혹은 장애등급이 있는 학생인지, 장애가 있다고 간주되는 학생인지조차 모호하다. 김형수 총장은 “해당문구만 놓고 보면 초등돌봄전담사가 자의적으로 학생을 선택·배제할 우려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9일, 인천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노조는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이 돌봄교실에서 제대로 된 조치가 없는 여건과 초등돌봄전담사들의 업무과중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라며 “이에 대한 대책이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돌봄 참여를 제한하는 방식이 될 수 없다는 문제제기에 동의하고, 책임을 느낀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 문제가 단순 사과로만 해결될 수는 없다. 교육계에서 전반에 팽배한 장애학생 배제가 해결되지 않은 한 같은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김형수 총장은 “지난 2015년에도 특수교육실무사 노조 측에서 장애학생 지도 시 위험수당을 요구한 적이 있다. 이때 노조는 언론사에 공개사과문까지 올렸다. 하지만 그때뿐이다”라며 “노조뿐 아니라 교육청, 학교 등 교육계 전반에 장애학생을 학생으로 대하지 않고 그저 ‘귀찮은 존재’로만 인식하고 있는 한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궁극적으로 초등돌봄교사의 노동환경의 구조적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코로나19로 긴급돌봄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복지관 등의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장애학생의 돌봄교실 이용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교육당국이 전혀 대책을 세우지 않는 가운데, 초등돌봄교사 한 명당 20~30명의 학생을 맡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김형수 총장은 “열악한 노동환경은 당연히 개선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돌봄교사 처우개선, 또는 장애학생의 교육권 개선을 요구해야 했다. 절대 장애학생을 인질로 삼으며 교섭의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기사 출처 : 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1949